
지난 9일 대장동 1심 판결에 대하여 검찰은 항소 기한을 불과 수분 남기고 항소를 포기하는 결정을 하였다. 7,800여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부패 액수가 다투어지고 현직 대통령의 공범들이 재판받고 있는 사안으로 국민적 관심이 집약된 희대의 부패 사건이고 심지어 공소사실의 핵심이 무죄 선고가 난 사건에 대하여 검찰이 스스로 항소를 포기한 전례를 찾기 어렵다. 1심 판결은 성남도시개발공사의 피해액을 특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관련 대법원 판례의 부재를 이유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의 배임을 인정하지 않아 형이 경한 형법의 업무상 배임죄를 적용하였고 특히 범죄수익 전체에 대한 몰수가 가능한 이해충돌방지법 등에 대하여는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 재판이 대통령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는 법무부 장관의 변명과는 달리 판결문에 등장한 ‘성남시 수뇌부’로 지칭된 인물이 누구인지는 긴 설명이 필요치 않다.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현 대통령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진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문제는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팀과 이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도 당연히 항소해야 한다는 의견이었으나 법무부장관 등의 개입으로 이것이 뒤집어졌다는 것이다. 법무부장관은 단지 항소에 신중을 기하라고만 했다는데 당연히 항소해야 할 사안에 법무부장관이 왜 그런 어깃장을 놓았다는 것인가. 검찰의 항소포기로 수천 여억 원의 범죄수익은 추징할 수 없게 됐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한다는 민사소송도 형사재판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데 국가가 확실하게 범죄수익을 환수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수단을 스스로 포기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이번 사태를 보면 1년 후 검찰청이 없어지고 공소청이 생길 때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상상이 어렵지 않다. 국가가 스스로 사법정의를 내팽개치면 결국 모든 피해는 일반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은 자명하다.
수사공판팀의 일치된 항소의견을 한 사람을 위하여 무리하게 바꾼 것이라면 법무부장관이 부패를 용인한 것에서 더 나아가 권력을 사유화하려 한 직권남용이다. 사퇴는 물론이고 검찰권의 정상적 행사를 법무부장관 등이 방해한 이런 사안이야말로 국회의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을 임명해 그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정부여당이 검찰내부의 정당한 이의제기를 항명운운하는 것은 대통령이 사건의 몸통이고 항소를 항소포기로 바꾼 주도자라는 자백에 다름 아니다. 국민은 정권을 만들어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그 신임을 배반하면 배를 뒤엎을 수도 있다. 이 정권이 국가의 사법정의를 마비시키면서 자신들의 사익을 관철하려는 시도를 계속한다면 결국은 전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2025. 11. 11.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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