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란띠좀잠자리는 여름철 후반부터 가을 초입까지 왕성히 활동하는 종이다.
노란 몸통과 검은 띠가 선명한 이 잠자리는,
벼가 익어가는 논과 색감이 닮아, 마치 풍요를 알리는 깃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여름의 한가운데와 가을의 문턱 사이,
그 중간지대에서 가장 잘 어울리는 곤충이 바로 이 노란띠좀잠자리다.
입추가 되면 풀벌레 소리도 달라지고, 바람은 낮게 깔리며, 해는 조금씩 짧아진다.
그 가운데 잠자리가 날개를 접고 돌 위에 앉아 쉬는 모습은
여름의 끝자락에서 가을을 기다리는 자연의 숨결처럼 보인다.
"아직 덥지만, 곧 바뀔 거야."
노란띠좀잠자리는 말없이 그렇게 계절을 알려주고 있다.